문득 눈물이 흘렀다. 아무도 나를 때리지 않았다. 그저 혼자가 서러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딱 세 방울만. 흐르는 방울을 닦지도 않고 그대로 두었다. 흐르는 방울에 하나 가득 마음을 담아 서러움을 깨끗이 흘려보내었다. 서럽게 외로워서 외로움에 서러워서.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때면 모두들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사랑할때면 모두들 나를 홀로 버려두었다. 아프면 약을 발라야 하는데. 아프면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어야 하는데. 애타게 약을 구하면 모래를 뿌리고, 상처를 가만히 내버려 두려면 날카롭게 상처를 쥐어뜯는다.
이제서야 나는 내 잘못을 또 하나 깨닫는다. 말은 쉽다. 하지만 실천은 너무나 어렵다. 자신없는 말은 내뱉지 않아야 했다. 책임지지도 못할 약속은 지는게 아니었다. 나는 그걸 뼈에 사무칠만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노력했다. 흔히들 믿고 의지할만한 누군가를 찾는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절대로 공감하지 못할 말.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이 되어주기는 쉽다. 열과 성을 다하고 내미는 한 마디에 강건한 의지를 담아 행동하면 되니까. 하지만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는 편이 좋았다. 등가교환. 말은 참 쉽다. 한번 손을 내밀어 벼랑에 떨어질 뻔한 그를 당겨주었다. 그리고 기대한다. 혹여나 내가 벼랑에 매달리게 된다면 나의 팔을, 아니 밧줄을 내려줄거라고. 그리고 아팠다. 아프고, 또 아프고, 다시 아프다보면 서러움에 눈물꽃이 핀다. 내게 마음에 품고 있던 그 소망 하나가 터무니 없는 이상이었음을 깨닫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상을 마음에 품고 살아오던 시간은 십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 이상이 공상이 되기까지는 일년이 채 걸리지 않았고, 그 공상이 망상이라고 취급당하는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한달은 우습고 일주일은 터무니없었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오래도록 맛보지 못했던 따뜻한 사랑과 눈물이 핑 돌만큼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에 한동안 망상이 꿈틀거리더니 공상이 되었나보다. 그래서일까 한참을 잊고 있었던 눈물이 흘렀다. 물론 며칠동안 아픈 가슴을 한참을 부여잡고 나서야 눈물이 흘렀다.
이제 이번 주기는 그만하자. 그만 혼자 쉴래. 짧긴 하지만 이번엔 너무 지쳤어.